주민등록 등본을 떼면 세대주 아래 식구들 이름 옆에 '세대주와의 관계'가 적힙니다. 자녀, 부, 모, 배우자의 자녀, 동거인 같은 말입니다. 2026년 10월 29일 발급분부터 이 칸이 달라집니다. 배우자만 '배우자'로 남고, 나머지 가족은 전부 '세대원', 가족이 아닌 사람은 '동거인'으로만 적힙니다. 회사에 내든 은행에 내든 학교에 내든, 등본을 받는 쪽이 누가 누구의 자녀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글은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왜 바뀌는지, 그리고 발급할 때 '일반'과 '상세' 중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를 법령과 행정안전부 발표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무엇이 바뀌나 — 관계 칸이 세 단어로 줄어든다

지금 등본의 '세대주와의 관계' 칸에는 세대주를 기준으로 한 촌수가 그대로 들어갑니다. 자녀, 부, 모, 형제, 배우자의 부, 배우자의 자녀 같은 식입니다. 10월 29일부터 기본 서식인 '일반' 등·초본에서는 이 칸이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세대주와의 관계 | 지금까지 | 10월 29일부터 (일반) |
| 세대주의 배우자 | 배우자 | 배우자 |
| 세대주의 자녀 | 자녀 | 세대원 |
|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 | 배우자의 자녀 | 세대원 |
| 세대주의 부모·형제자매 | 부, 모, 형, 동생 | 세대원 |
| 배우자의 부모 | 배우자의 부, 배우자의 모 | 세대원 |
| 가족이 아닌 동거자 | 동거인 | 동거인 |
기준은 민법 제779조가 정한 가족의 범위입니다.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 그리고 같이 사는 직계혈족의 배우자와 배우자의 직계혈족·형제자매까지가 가족이고, 이 범위에 드는 사람은 모두 '세대원'이 됩니다. 범위 밖의 사람은 지금처럼 '동거인'입니다. 세대주가 따로 신청할 것은 없고 29일 이후 발급되는 서류부터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왜 바꾸나 — 등본 한 장이 재혼 가정의 사정을 드러냈다
바뀌는 이유는 '배우자의 자녀'라는 네 글자에 있습니다. 이혼 뒤 아이를 데리고 재혼한 가정에서 그 아이는 새 세대주의 등본에 '배우자의 자녀'로 올라갑니다. 등본은 회사 가족수당 신청, 전세 대출, 학교 입학, 보험 청구처럼 쓰이는 곳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받는 쪽은 이 가정이 재혼 가정이라는 것을 서류 한 장으로 알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등본을 떼어 어딘가에 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11월 이 문제를 고치겠다며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2026년 4월 21일 국무회의를 거쳐 4월 28일 공포했습니다. 부칙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이라고 정했고, 그 날짜가 10월 29일입니다.
등재 순서도 같이 바뀝니다. 지금은 세대주의 직계존비속이 먼저 오고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은 그 뒤 순위로 밀려 있습니다. 같은 집에 사는 아이들인데 한쪽은 위에, 한쪽은 아래에 적히는 구조였습니다. 29일부터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도 세대주의 직계존비속과 같은 순위로 올라가고, 같은 순위 안에서는 나이순으로 적힙니다. 표기와 순서를 함께 고쳐야 '누가 데려온 아이인지'를 추측할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상세 관계가 필요하면 — '상세' 서식과 용도 기재
관계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부양가족 증빙, 상속 절차, 금융기관 심사처럼 부모와 자녀 관계 자체를 확인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그래서 개정 뒤에도 종전과 같은 서식은 남습니다. 발급할 때 '일반' 대신 '상세'를 고르면 지금처럼 자녀, 배우자의 자녀, 부, 모가 그대로 적힌 등·초본이 나옵니다. 다만 상세를 고를 때는 신청서에 제출 용도와 목적을 적어야 합니다. 민감한 정보가 적힌 서류이니 왜 필요한지를 남기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선택 기준은 이렇습니다.
- 제출처가 따로 요구하지 않으면 일반입니다. 주소 확인, 거주 사실 증명, 세대 구성원 수 확인이 목적인 곳은 관계 세부 내용이 필요 없습니다.
- "부모·자녀 관계를 확인한다"고 명시한 곳이면 상세입니다. 이때 용도를 적어야 하니 어디에 내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 법적 친족 관계 증명이 목적이면 등본이 아니라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상속이나 혼인 관계 확인처럼 가족관계등록부로 증명해야 하는 일은 애초에 등본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시행 직후 생길 수 있는 혼선
제도가 바뀌면 서류를 받는 쪽의 안내가 뒤따라야 하는데, 은행 대출 심사나 청약 자격 확인, 학교 전학 같은 곳에서 어느 서식을 요구할지는 10월 중순 기준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1월 초에 등본을 낼 일이 있다면 두 가지를 권합니다.
- 제출처에 먼저 묻습니다. "일반 등본으로 되는지, 상세 등본이 필요한지"를 한 번 확인하면 두 번 떼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일반으로 냈다가 반려되면 상세로 다시 뗍니다. 정부24 인터넷 발급은 무료이고 하루 24시간 되니 다시 떼는 비용은 없습니다. 다만 상세는 용도 기재가 붙으니 반려 사유를 그대로 적으면 됩니다.
행정안전부는 9월 9일 성평등가족부,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협약을 맺고 전국 245개 가족센터를 통해 바뀐 표기를 알리기로 했습니다. 서류를 받는 민간·공공 기관에도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말라고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출처 쪽 안내가 자리 잡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개정에 함께 들어간 것
세대원 표기 외에 이번 시행령 개정에 같이 들어간 내용도 두 가지 알아 둘 만합니다.
- 외국인 가족의 이름 표기: 주민등록표에 로마자 이름만 적던 것을 한글과 로마자를 함께 적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쉬워집니다. 정정·변경 신청도 본인만 할 수 있던 것을 세대주와 세대원이 대신할 수 있게 됩니다.
- 전입신고 서류 간소화: 전입신고 때 행정정보 공동이용에 동의하면 건물 등기부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정리
10월 29일부터 주민등록 등·초본의 '세대주와의 관계'는 일반 서식에서 배우자, 세대원, 동거인 세 가지로만 적힙니다. '배우자의 자녀' 표기와 뒤쪽 순위 등재가 없어져 재혼 가정의 사정이 서류로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관계 세부 내용이 꼭 필요한 곳에는 '상세' 서식을 용도를 적고 발급받으면 되고, 친족 관계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일은 원래대로 가족관계증명서를 씁니다. 시행 직후에는 제출처마다 요구 서식이 다를 수 있으니 내기 전에 한 번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 글은 주민등록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6282호, 2026년 4월 28일 공포) 부칙과 행정안전부 발표(2025년 11월 12일 입법예고, 2026년 4월 21일 국무회의, 9월 9일 홍보 협약)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제출처별 요구 서식은 시행 뒤 각 기관 안내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