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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지식 쌓기

양자컴퓨터 오류보정, 왜 큐비트 개수보다 오버헤드가 문제인가

by 덴마크다의 일상로 2026. 9. 5.

양자컴퓨터 오류보정 뉴스는 항상 "큐비트 몇 개"라는 숫자로 헤드라인을 뽑습니다. 그런데 정작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그 숫자가 아니라 다른 비율입니다.

 

사진: Unsplash 의 Markus Winkler

 

 

양자컴퓨터 오류보정, 진짜 병목은 무엇인가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하는 큐비트(양자비트)로 특정 계산을 기존 컴퓨터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장치입니다. 문제는 큐비트가 극도로 불안정하다는 점입니다. 온도, 전자기 잡음, 미세한 진동만으로도 큐비트가 담은 양자 정보가 흐트러집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논리큐비트" 1개를 만들려면, 오류를 서로 검증·정정해 줄 여러 개의 "물리큐비트"를 묶어야 합니다. 이 묶음 비율이 양자컴퓨터 오류보정 오버헤드입니다.

업계가 참고해 온 표면부호(surface code) 방식에서는 논리큐비트 1개를 유지하는 데 물리큐비트가 약 1,000개 필요하다는 추정이 있었습니다. 물리큐비트를 6,100개 늘어놨다는 뉴스보다, 그중 실제로 "쓸 수 있는" 논리큐비트가 몇 개인지가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용한 계산에는 논리큐비트가 수백~수천 개 필요한데, 비율이 1,000대1이면 물리큐비트 총량은 수백만 개 단위로 불어납니다. 양자컴퓨터가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는 큐비트 개수가 아니라 이 오버헤드 비율 때문입니다.

여기서 "유용한 계산"이란 RSA 같은 공개키 암호를 푸는 쇼어(Shor) 알고리즘이나 신약·신소재 개발에 쓰이는 분자 시뮬레이션처럼, 기존 컴퓨터로는 문제 크기에 따라 시간이 지수적으로 늘어나는 작업을 뜻합니다. 미국 에너지부 ARPA-E가 2026년 3월 시작한 QC3(Quantum Computing for Computational Chemistry) 프로그램도 화학·재료 시뮬레이션을 첫 목표로 삼았습니다.

칼텍은 이 비율을 어떻게 낮췄나

이 지점에서 칼텍(캘리포니아공대) Manuel Endres 교수 연구팀의 두 결과를 함께 봐야 합니다.

첫째는 하드웨어입니다. 칼텍은 2025년 9월 24일 세슘 원자 6,100개를 광학 집게(레이저로 원자를 붙잡는 기술) 12,000개로 구성한 배열을 공개했습니다. 초중첩(양자 상태) 유지시간이 약 13초로 기존 대비 약 10배 늘었고, 개별 큐비트 조작 정확도는 99.98%를 기록했습니다. 원자를 수백 마이크로미터 이동시키면서도 양자 상태를 유지했다는 점이 핵심이며, 이 성과는 Nature에 "A tweezer array with 6100 highly coherent atomic qubits"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둘째는 이론입니다. 2026년 3월 30일 arXiv에 공개된 논문(arXiv:2603.28627)에서 Madelyn Cain, Dolev Bluvstein, Manuel Endres, John Preskill 등 공동 저자들은 광학 집게로 원자를 직접 이동시켜 멀리 떨어진 원자끼리 얽는 "동적 재배열" 방식의 오류보정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논리큐비트 1개당 물리큐비트가 기존 약 1,000개에서 최소 약 5개까지 줄어든다는 것이 핵심 주장입니다.

 

 

 

이 비율이 실현되면 유용한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물리큐비트 총량이 기존 추정 수백만 개에서 1만~2만 6천 개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논문은 약 26,000큐비트 구성이면 P-256 타원곡선 이산대수 문제를 며칠 안에 풀 수 있고, RSA-2048 인수분해는 이보다 한두 자리수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추산합니다.

다만 이 논문은 2026년 9월 기준 동료심사를 거친 학술지 게재 기록이 없는 프리프린트입니다. 칼텍 스스로도 2026년 3월 31일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 결과는 이론적"이며 "상당한 공학적 과제가 남아 있다", "더 큰 배열에서 낮은 오류율을 시연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6,100큐비트 하드웨어 성과와 물리큐비트 5개라는 이론적 비율은 서로 다른 층위의 결과이며, 아직 하나의 실물 장치로 합쳐진 것은 아닙니다.

미국·중국·한국은 어떤 경로에 베팅했나

같은 양자컴퓨터라도 나라마다, 기업마다 택한 물리적 구현 방식이 다릅니다.

 

구분 기술 경로 대표 사례 비고
미국(초전도) 초전도 큐비트 구글, IBM ARPA-E QC3, 2026년 3월 프로젝트 10건에 3,700만 달러 지원
미국(중성원자) 중성원자 큐비트 칼텍, 하버드, QuEra, 오라토믹 광학 집게로 원자를 직접 배열·이동
중국 초전도 큐비트 중국과학원 쭈충즈 3.0 105큐비트, 2큐비트 게이트 정확도 99.62%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 양자기술을 AI, 미래에너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6G와 함께 미래산업으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쭈충즈 3.0은 2024년 12월 arXiv에 공개되고 2025년 3월 Physical Review Letters에 정식 게재됐으며, 무작위회로 샘플링 작업에서 구글 최신 칩보다 약 100만 배 빠르다는 주장이 중국과학원 발표로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의 누적 양자 투자액은 맥킨지가 2022년 기준 약 153억 달러로 추정했으나, CSIS 등은 이를 "검증이 어려운 추정치"로 지적합니다.

한국 정부는 2026년 1월 29일 「제1차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35년까지 민관 합산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선도국 대비 기술수준 85%, 양자인력 1만 명, 양자기업 2,000개 확보를 목표로 합니다. 양자기술산업법도 2024년 11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2026년 6월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내 가동 중인 양자컴퓨터는 IBM 시스템원(127큐비트, 공동 사용) 하나뿐이고 자체 개발 양자컴퓨터는 5큐비트 수준입니다. 목표치와 현재 인프라 사이의 간극이 상당히 크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양자컴퓨터 오류보정에서 진짜 중요한 지표는 큐비트 총 개수가 아니라 논리큐비트 1개당 물리큐비트 수, 즉 오버헤드 비율입니다.
  • 칼텍 연구팀은 이 비율을 이론적으로 약 1,000대1에서 5대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경로를 제시했지만, 이는 아직 프리프린트 단계의 이론 결과이며 상당한 공학적 검증이 남아 있습니다.
  • 미국은 초전도와 중성원자 두 경로에 함께 베팅하고 있고, 중국은 초전도 경로에 국가 차원의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며, 한국은 정책 목표와 실제 인프라 사이의 격차가 뚜렷합니다.

물리큐비트 5개라는 숫자가 실험실 밖에서도 재현되는지, 앞으로 나올 후속 논문과 실증 결과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 arXiv:2603.28627 — 칼텍 연구팀의 오류보정 오버헤드 관련 프리프린트 (2026년 3월)
  • Caltech — 연구 보도자료 및 연구실 소개

본문의 수치는 각 자료의 발표 시점 기준이며, 프리프린트는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단계의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