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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건강

하프 마라톤 2시간 4분, 구간 기록으로 다시 본 레이스 — 앞 10km가 빨랐고 15km부터 힘들었던 이유, 다음 대회에서 바꿀 것

by 덴마크다의 일상로 2026. 10. 18.

10월 18일 광화문에서 출발한 하프 마라톤을 2시간 4분 26초에 완주했습니다.

지난해 4월 1시간 55분, 지난해 9월 2시간 12분에 이어 세 번째 하프입니다.

목표는 무리하지 않고 6분 초반 페이스로 2시간 1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었고, 결과는 목표보다 5분 반 빨랐습니다.

이 글은 결승선의 감상이 아니라 스마트워치에 남은 1km 구간 기록 21개를 놓고, 어디서 빨랐고 어디서 느려졌으며 왜 15km부터 힘들었는지를 숫자로 되짚은 것입니다. 하프를 준비하는 분이 자기 기록과 비교해 볼 수 있게 썼습니다.

 

 

숫자 요약

항목 값
공식 기록 2:04:26.70
워치 기록 20.93km, 2:04:31, 평균 페이스 5'56"/km
평균 심박 162bpm, 평균 케이던스 176spm, 누적 상승 110m
출발 C그룹 7시 36분(A 7시 30분, B 7시 33분)
날씨 약한 비, 바람
보급 출발 전 떡 하나, 에너지젤 출발 전 1개·10km 1개

 

 

 

 

구간 기록이 말해 주는 것 세 가지

첫째, 앞 10km가 계획보다 빨랐습니다. 1km는 인파 때문에 6'20"으로 느렸지만 3km부터 9km까지는 5'32"~5'51"로, 목표로 잡은 6분 초반보다 20~30초 빨랐습니다. 앞 10km 평균이 5'51", 11~20km 평균이 6'04"입니다. 전형적인 양의 분할, 즉 뒤로 갈수록 느려지는 레이스입니다. 몸이 가볍고 주변이 빨라서 따라간 것인데, 이 10~30초가 15km 이후의 체감 난이도로 돌아왔다고 봅니다.

둘째, 심박은 7km에서 이미 레이스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1km 138에서 시작해 5km 161, 7km 167까지 올라간 뒤 끝까지 164~167 사이를 유지했습니다. 평균 162입니다. 페이스가 6'04"~6'10"로 떨어진 15km 이후에도 심박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같은 심박으로 더 느리게 달렸다는 뜻이고, 이것이 "힘들다"의 정체입니다. 다리가 느려진 것이지 심장이 못 따라간 것이 아닙니다.

셋째, 힘들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15km 이후 여섯 구간이 6'04", 6'05", 6'04", 6'10", 6'09", 6'01"입니다. 편차가 10초 안입니다. 체감으로는 15km부터 급격히 힘들었는데 기록은 완만하게 느려졌고, 마지막 0.94km는 5'32"로 끝냈습니다. 한 번도 걷지 않았다는 기억이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왜 하필 15km였나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훈련 거리입니다. 주말 장거리 훈련이 보통 13~14km였습니다. 몸이 "해 본 거리"가 끝나는 지점이 정확히 15km입니다. 훈련에서 가 본 적 없는 거리로 들어서면 같은 페이스가 갑자기 힘들게 느껴집니다. 심박이 오르지 않았는데 힘들었다는 사실이 이 설명과 맞습니다. 심폐가 아니라 근지구력과 연료의 문제입니다.

연료 쪽도 짚을 것이 있습니다. 아침은 떡 하나였고 젤은 출발 전과 10km에서 하나씩이었습니다. 2시간 레이스에서 10km 이후 보급이 없었으니, 15km 이후의 어려움에 연료 부족이 일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데이터만으로 훈련 거리와 연료 중 어느 쪽이 컸는지는 가를 수 없습니다. 다음 대회에서 하나씩 바꿔 보면 압니다.

 

 

세 번의 하프를 나란히 놓으면

날짜 기록 평균 페이스
2025-04-20 1:55:26 약 5'28"
2025-09-28 2:12:16 약 6'16"
2026-10-18 2:04:26 5'56"

지난해 4월 기록이 가장 좋고 지난해 9월이 가장 나빴으며, 1년 만에 돌아온 이번이 그 사이입니다. 이번 레이스의 목표가 "무리하지 않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2시간 4분은 전력 질주의 결과가 아니라 통제된 레이스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다음 목표를 1시간 55분으로 되돌리는 길은 심폐 능력을 키우는 쪽보다 15km 이후를 버티는 쪽에 있습니다.

 

 

다음 대회에서 바꿀 것

  1. 장거리 훈련을 17~18km까지 늘립니다. 15km 벽이 훈련 거리에서 온다면 가장 직접적인 처방입니다. 한 번에 늘리지 않고 2주에 1km씩입니다.
  2. 앞 10km를 목표 페이스에 묶습니다. 이번에 3~9km에서 20~30초 빨랐습니다. 워치에 목표 페이스 알림을 걸어 두고, 인파가 풀리는 2km 지점부터는 주변 속도가 아니라 내 숫자를 봅니다.
  3. 보급을 15km에 하나 더 둡니다. 출발 전·10km·15km 세 번이면 2시간 레이스에 맞습니다. 아침도 떡 하나보다 출발 2시간 전 탄수화물 위주로 바꿉니다.
  4. 그룹 배정은 받아들이되 출발 위치는 앞쪽으로. C그룹 출발은 바꿀 수 없지만 그룹 안에서 앞에 서면 첫 1km의 6'20"을 10초는 줄일 수 있습니다.

 

 

코스와 운영 메모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종로를 거쳐 청계천을 따라 동쪽 고산자교까지 갔다가 돌아오고, 시청과 숭례문을 돌아 을지로를 지나 청계광장 앞에서 끝나는 코스였습니다. 누적 상승 110m로 평탄한 편이고, 청계천 구간은 길이 좁아 추월이 어렵습니다. 주최 측 안내로는 하프 7,200명과 10.7km 7,100명이 함께 출발했고, 세 그룹으로 나눠 3분 간격으로 보냈는데도 첫 2km는 걷다시피 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비가 살짝 오고 바람이 불어 더위는 없었습니다. 복장은 대회 제공 티셔츠, 신발은 평소 훈련화를 그대로 신었습니다.

 

 

결승 아치. 출발과 도착이 모두 광화문 일대라 끝나고 바로 지하철을 탈 수 있습니다.

 

 

정리

  • 공식 2:04:26, 평균 5'56"/km, 평균 심박 162. 목표(2:10 안, 무리 없이)는 달성했습니다.
  • 앞 10km 5'51", 뒤 11km 6'04"의 양의 분할이었고, 3~9km가 계획보다 20~30초 빨랐습니다.
  • 15km 이후 힘들었지만 페이스 편차는 10초 안이었고, 심박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심폐가 아니라 훈련 거리와 연료의 문제로 봅니다.
  • 다음 대회는 장거리 훈련 17~18km, 앞 10km 페이스 고정, 15km 보급 추가로 준비합니다.

이 글은 개인의 레이스 기록을 정리한 것이며, 심박과 페이스 해석은 제 경험에 따른 판단입니다. 훈련과 보급 계획은 개인차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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