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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인데 왜 노선을 늘리나 — LCC 신규 노선 취항 경쟁과 돈 되는 노선의 조건

by 덴마크다의 일상로 2026. 9. 21.

국내 LCC 4개사가 나란히 적자를 낸 2분기 실적이 공시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LCC 신규 노선 소식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구조로 짚어봅니다.

 

 

LCC들은 지금 얼마나 적자인가

2026년 2분기 국내 LCC 4개사(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트리니티항공 舊티웨이항공) 매출과 영업손실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트리니티항공이 매출 4,697억원으로 가장 크지만 영업손실도 1,820억원으로 분기 최대.

 

 

2026년 2분기 실적을 보면 4개 LCC 모두 매출은 두 자릿수로 늘었는데 영업손실 폭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항공사 매출 전년比 영업손익 비고
제주항공 4,417억원 +40% 영업손실 524억원 전년 450억원 손실에서 확대
진에어 3,603억원 +17.7% 영업손실 731억원 전년比 308억원 확대
에어부산 2,353억원 +37.3% 영업손실 355억원 전년 111억원 손실 대비 확대, 당기순손실 618억원
트리니티항공(舊티웨이항공) 4,697억원 +24.3% 영업손실 1,820억원 분기 최대 적자, 전년比 1,036억원 확대

 

트리니티항공은 매출원가가 45.7% 늘어 매출 증가율(24.3%)을 크게 앞서며 매출총손실이 3.7배로 불어났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원인은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항공기 리스료·정비비 증가, 그리고 비용 증가분을 운임에 다 반영하지 못한 점입니다. 진에어는 공시에서 "하반기 유가·환율 진정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제주항공 공식 홈페이지 (jejuair.net)

 

 

적자인데 노선은 왜 계속 늘어나는가

매출이 늘어도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항공사가 노선을 줄이지 않고 늘리는 이유는 세 가지 구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고정비와 가동률의 관계

항공기 리스료, 공항 슬롯 사용료, 조종사 인건비는 비행기를 세워둬도 나가는 고정비입니다. 노선을 줄이면 고정비 대비 매출이 줄어 오히려 손실률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규 노선이 좌석을 채우면 고정비를 나눠 낼 매출이 늘어 손실 폭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리스료는 통상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라 환율이 오르면 이 고정비 부담 자체가 커진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리스부채는 제주항공 8,857억원, 트리니티항공 8,239억원, 진에어 5,45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0~35%씩 늘었습니다.

 

### 운수권이라는 진입장벽

운수권은 국가 간 항공협정에 따라 정해진 횟수만 운항할 수 있는 권리로, 국토교통부가 국적 항공사에 배분합니다. 원한다고 아무 항공사나 취항할 수 없는 노선이라는 뜻입니다. 국토부는 2026년 9월 16일 국제선 25개 노선을 10개 국적항공사에 배분했는데,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LCC와 신생 항공사에 대폭 돌아갔습니다. EBN 보도로 확인되는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노선 배분받은 항공사(주당 횟수)
인천-베이징 제주항공(주7회), 이스타항공(주7회)
인천-상하이 파라타항공(주4회), 에어프레미아(주3회)
인천-광저우 진에어(주7회)
인천-다롄 트리니티항공(주7회)
인천-난징 / 인천-창사 / 인천-항저우 이스타항공(주3회) / 제주항공(주4회) / 파라타항공(주4회)
부산-청두, 부산-하얼빈 에어부산(각 주4회)
대구-베이징 이스타항공(주3회)
청주-다롄, 무안-베이징 에어로케이(각 주3회)
한국-체코 / 한국-몽골 트리니티항공(주3회) / 에어로케이(주7회)

 

베이징·상하이·광저우는 그동안 대형 항공사 중심이던 이른바 '알짜' 노선입니다. 단거리 일본·동남아에서 출혈 경쟁을 하던 LCC들에게는, 경쟁자가 제한된 노선으로 옮겨갈 수 있는 드문 기회입니다. 구체적인 취항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배분받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다음에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권리를 반납하기보다는 취항해 두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신규 취항"이라는 말의 실제 내용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요즘 회자되는 발리·바탐·알마티 같은 노선 상당수는 사실 2024~2025년에 이미 개설된 노선입니다. 제주항공 인천-발리(2024-10-27), 인천-바탐(2024-10-08), 에어부산 부산-발리(2024-10-30), 트리니티항공 청주-발리(2025-09-25), 이스타항공 인천-알마티(2025년 상반기)가 그렇습니다.

2026년에 실제로 새로 취항한 노선으로 확인되는 것은 이스타항공 부산-알마티(2026년 5월 취항, 첫 편 탑승률 99%)와 에어프레미아 인천-워싱턴DC(주4회 320석) 정도입니다. 진에어는 하반기에 인천-고베·이창 신규 취항과 인천-옌타이 재운항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여기에 위 표의 운수권 노선들이 앞으로 더해질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지금 2분기 실적표에 잡힌 적자는 새로 뚫은 노선 때문이 아니라, 최근 1~2년간 넓혀둔 노선망의 운영비가 고유가·고환율 국면에서 불어난 결과입니다. 그리고 9월 운수권 배분은 그 출혈 경쟁에서 벗어날 다음 노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노선이 돈이 되는가

노선은 거리에 따라 진입장벽과 수익 구조가 확연히 다릅니다.

구분 대표 지역 진입장벽 특징
단거리 일본·동남아 기존 노선 낮음 여러 LCC가 동시 진입 가능해 경쟁 치열, 운임 하방 압력 큼
중거리 운수권 노선 중국·몽골·중앙아시아 높음(국토부 배분 필요) 배분받은 항공사만 진입 가능해 경쟁이 제한됨
장거리 유럽·미주 높음(대형기·자본 필요) 편당 매출은 크지만 대형기 리스료·연료비 부담이 크고, 의무운항기간 종료 시 감편 리스크 존재

 

단거리는 진입이 쉬운 만큼 경쟁도 치열해 운임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중국·몽골 같은 운수권 노선은 배분받은 항공사가 한정돼 경쟁 강도가 낮은데, 최근 국토부 배분이 이 노선에 집중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거리는 편당 매출은 크지만 대형기 리스료·연료비 부담이 크고, 뒤에서 볼 트리니티항공 유럽 노선처럼 의무운항기간이 끝나면 유지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정책이 만든 확장과 시장 논리가 부딪히는 지점

가장 뚜렷한 사례가 트리니티항공(舊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따른 독과점 해소 목적으로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을 대체 배분받았는데, 여기에는 2년의 의무운항기간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기간이 2026년 10월에 끝납니다.

만료 시점에 맞춰 프랑크푸르트는 10월 말 무기한 단항하기로 했고, 파리·로마·바르셀로나도 주 5회 안팎에서 주 2~3회로 감편 중입니다. 인천-로마(누적 530여편·24.5만명), 인천-파리(490여편·20만명), 인천-바르셀로나(392편·16만명) 모두 나름의 실적을 쌓았지만, 의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감편이 시작됐습니다. 정책이 유도한 노선망과 실제 수익성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뜻이며, 정책적 진입장벽이 걷히는 순간 시장 논리가 드러난 구조적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각 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트리니티항공은 유럽 노선을 감편하며 2025년 7월 인천-밴쿠버로 북미 첫 노선을 열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2026년 8월 B737-8을 추가 도입해 기단 21대를 확보했고 9월까지 24대 체제가 목표입니다. 진에어는 2025년 12월 B737-8 6대에 이어 2026년 8월 A321NEO 등 11대를 추가 임차하며 기단을 늘리고 있습니다. 에어프레미아는 뉴욕(누적 1,553편·39.9만명)·샌프란시스코(846편·19.5만명)에 이어 워싱턴DC까지 미주 노선망을 넓혔습니다.

 

 

통합 LCC라는 변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2027년 3월 17일 목표로 통합 진에어 출범을 추진 중입니다. 합병비율은 진에어 1 : 에어부산 0.2862684 : 에어서울 0.7501939이며, 12월 임시주총과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통합이 완료되면 3사 합산 기단이 58대(작년말 기준)로 트리니티항공(46대)·제주항공(45대)을 넘어서는 국내 LCC 1위 규모가 됩니다. 노선망이 겹치는 회사끼리 합쳐지는 만큼, 지금 각사가 개별적으로 벌여둔 노선 배치가 통합 이후 어떻게 조정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여행자에게 달라지는 것과 지켜볼 점

여행자 입장에서 체감할 변화는 두 갈래입니다. 중국·몽골 방향은 운수권 배분으로 선택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유럽 방향은 트리니티항공 노선 감편으로 좌석 확보가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2026년 9월 현재 원가 환경은 2분기와 다릅니다. 싱가포르 항공유는 갤런당 355.46센트로 전월 대비 25% 이상 올라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8월 14단계에서 9월 21단계로 뛰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내려 9월 11일 종가 1345.9원으로 7월 초보다 낮습니다. 2분기는 고유가·고환율이 겹쳤던 반면, 지금은 환율은 완화되고 유가만 오르는 엇갈린 국면인 셈입니다. 이투데이는 유가 상승 배경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격화를 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운수권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국가 간 항공협정으로 정해진 운항 횟수 안에서, 국토교통부가 국적 항공사에 나눠주는 운항 권리입니다. 배분받지 못하면 아무리 원해도 그 노선에 취항할 수 없어, 항공사 입장에서는 확보 자체가 진입장벽을 넘는 일이 됩니다.

Q. 적자인데 항공권 가격은 왜 크게 안 내려가나요?

2분기 실적에서 보듯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리스료·정비비 부담이 커진 상태입니다. 매출원가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앞서는 상황에서 운임을 더 낮추면 손실이 커지므로, 오히려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운임 부담이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Q. 트리니티항공의 유럽 노선 감편은 예외적인 일인가요?

의무운항기간이라는 정책 조건이 걸린 노선이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노선 축소와는 배경이 다릅니다. 정책이 유도한 확장이 의무 기간 종료와 함께 시장 논리로 재조정되는 사례로 볼 수 있고, 앞으로도 정책 배분 노선에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수 있는지가 지켜볼 지점입니다.

 

 

핵심 3줄 요약

  1. 2026년 2분기 국내 LCC 4개사는 모두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었지만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리스료·정비비 증가로 영업손실이 더 커졌습니다.
  2. 노선 확대는 고정비를 나눠 낼 가동률 확보와 운수권이라는 진입장벽 때문이며, 최근 화제가 된 노선 상당수는 2024~2025년에 이미 뚫어놓은 것을 지금 소화하는 국면입니다.
  3.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방향은 9월 운수권 배분으로 LCC 선택지가 늘고, 트리니티항공 유럽 노선은 의무운항기간 종료로 감편이 진행 중이어서 노선별로 방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기준 시점은 2026-09-21입니다.

 

 

참고 자료

  • 제이누리, 제주항공 2분기 실적 관련(2026-08-04): https://www.jnuri.net/news/article.html?no=69477
  • 헤럴드경제, "진에어, 2분기 매출액 3603억·영업 적자 731억원…하반기 수익성 개선 총력"(2026-08-07):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34447
  • 한스경제, 에어부산 2분기 실적 관련(2026-07-29): https://www.hans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3169
  • EBN, 트리니티항공 2분기 실적 관련(2026-08-13):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0345
  • 이투데이, "원화 강세 호재 삼키는 고유가…항공업계 3분기 수익성 '변수'"(2026-09-13): https://www.etoday.co.kr/news/view/2623668
  • 토큰포스트, LCC 리스부채 증가 관련: https://www.tokenpost.kr/news/economy/404702
  • EBN, "한중 하늘길 넓어진다…LCC, '베이징·상하이' 운수권 대거 확보"(2026-09-16):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4344
  • 네이트, 국토부 국제선 운수권 배분(2026-09-16): https://m.news.nate.com/view/20260916n26915
  • 서울경제, "[단독]티웨이항공, 2년 만에 프랑크푸르트 노선 운항 중단…유럽 노선 배분 취지 무색": https://www.sedaily.com/article/20079661
  • 네이트, 통합 진에어 출범 계획(2026-08-21): https://m.news.nate.com/view/20260821n25839
  • 뉴스1, 이스타항공 부산-알마티 신규 취항(2026-05-03): https://www.news1.kr/industry/general-industry/6155616
  • 헤럴드경제, 에어프레미아 인천-워싱턴DC 신규 취항: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24735
  • g-enews, 이스타항공 기단 확충(2026-09-17):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26/09/202609171717108047ea14faf6f5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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